송년 맞이 가족회식. 여러가지 계획을 세워두었었는데 사정상 하나도 지키지 못 하고.. 결국 마지막으로 저녁이나 제대로 한 끼 먹자는 마음으로 찾아간 곳이 영통구청 앞 도다리네 라는 횟집이다. 인터넷으로는 꽤 알려지기 시작한 곳인데 그래도 직접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음식점인지라.. 처음 가 보는 곳에 대해 내심 불안한 감도 있었지만 밑져야 본전이지 하는 마음에 찾아간 곳.

 이런 불안감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 날. 정말 제대로 끝없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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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나오는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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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으로 나온 석화

4인 가족 기준으로 나오는 13만원 짜리 코스를 주문해서 먹게 되었는데.. 시작이 생각보다 영.. (인터넷에서 워낙 화려하게 본 터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가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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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회무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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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볶음

 기본적인 찬은 다른 곳에 비하면 괜찮긴 했는데.. 기대햇던 것만큼의 수준은 아니라 "오늘 그냥 그런가?" 하는 가족들의 대화와 함께 찬부터 먹기 시작했다. 회무침은 매콤한 맛이 괜찮았고.. 오징어 자체는 일반 식당 기준 정도로 들어있었던 듯. 맛은 있었지만 평범한 수준이었고.. 번데기 무침은 좀 의외. 회를 먹기 전에 열을 가한 음식을 먹다니.. 입맛이 굳어져버리는 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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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내장과 함께 끓여낸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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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제대로 나오는 럭셔리 조개탕

 진짜 음식은 이제부터였다. 평범한 죽 같았지만 전복 내장으로 끓여내 특유의 고소한 향과 함께 나온 죽은 뱃 속을 데워 충분히 준비를 하게 해주었고, 함께 나오는 조개탕은.. 평범한 횟집이나 술집에 가면 맛도 볼 수 없는 조개들이 수북하게 쌓여 나오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홍합이랑 작은 조개 몇 개 나오겠지 했었는데.. 내가 아는 조개는 키조개 빼고 다 본 듯. 가게에서 이런 조개탕을 처음이었다. 조개 수준과 더불어 청양고추로 시원하면서 고추 특유의 향을 잘 잡아낸 국물은 절로 술을 생각나게 하는..

 그런데.. 이 건 시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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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양념과 함께 나오는 낙지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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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낙지가 살아있다! 그것도 두마리나!

 갑자기 가스렌지에 불을 켜시더니 라면그릇만한 냄비를 하나 내어오신다. 안을 보니 매콤한 향이 한 가득.. 과 함께 낙지 2마리. 문제는 그냥 낙지가 아니고.. 살아서 냄비 밖을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낙지 2마리였다. "싱싱한건데.. 하나 잘라드릴까요?" 라는 아주머니 말씀에 가위로 다리 몇 개 끊어서 나누어먹었다. 냄비에서 나오니 시원하다고 난리다. 열 때문에 조금 익기는 했지만.. 그래도 살아서 꿈틀대는 낙지다. 졸지에 산낙지까지 먹게 된..

 양념 자체도 꽤 괜찮다. 마늘과 고추, 야채로 맛을 낸 양념인데.. 맛은 있지만 보완할 점이 있다면.. 다음에 회가 나오는데 이렇게 강한 양념을 내어오면 회 자체의 맛이 죽는다는 것.. 순서에 대한 보완이 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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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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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회. 다양한 회가 다 있다.

 큰 배와 함께 등장하는 횟감들. 양념된 가리비 4개와 전복, 개불, 해삼, 멍게, 뱃살 등의 기본적인 회들과 더불어 이름 모를 생선들이 한가득.. (너무 많아서 이름도 다 모르겠다) 덕분에 주변에 앉아있던 사람들과 마침 가게로 들어오던 사람들도 우리도 저거먹자 라는 동참심리에 여기저기 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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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쌓여있는 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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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도 매우 싱싱하다

 싱싱한 회. 양도 최고. 그릇(?)도 최고. 무엇이 더 필요하랴.. 도대체 뭘 남겨서 장사를 하는건지 모를 정도였다. 이대로 가다 다 먹을 수 있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그러나 복병은 따로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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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겨진 왕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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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

 살이 꽉찬 왕게가 삶겨져 회 옆에 놓이고.. 아주머니는 '식기 전에 이 것부터 드세요~' 라는 한 마디와 함께 사라지시는.. 회만 보고도 만족하고 있었는데 대게까지 놓이니 상에는 먹을 것들만 넘쳐난다. 그것도 맛있는 것들로만. 살이 꽉 차고 싱싱한 게까지 나오니 다들 정신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레몬의 사이사이에 회를 끼워두었던데.. 아마 회가 맛있어지기전에 다 먹어버릴 사람들에게 그 타이밍을 주기 위해 게를 내어오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게도 최고.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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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나오는 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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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일까..?

 회와 게의 향연이 끝나면 매운탕이 나온다. 차가운 걸 먹었으니 이제 다시 몸을 데워야지.. 근데 국물이 멀겋다. 꽤 괜찮아보이는데.. 어째 매운탕이 별로.. 라는 생각과 함께 한 숫가락 떠 먹어본 매운탕. 그리고 든 생각. 이 집은 매운탕이 진짜다. 다양한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순수 양념과 생선으로만 맛을 낸 진국매운탕. 사진으로만 봐도 꽤 도톰하게 보이는데.. 이유는 여기에 생선 한 마리가 살이 발려지지 않은 채, 통째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끓여냈으니 약간 싱거우면서도 생선 자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그대로 국물에 우러나와있다. 그냥 몇 숫가락 떠 먹고 마는 그런 매운탕이 아니다. 생선의 육수가 그대로 우러나와 진국의 맛을 내는 매운탕. 결국 바닥까지 다 긁어먹을 수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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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과 함께 나오는 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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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를 장식해준 새우소금구이

 이와 함께 알밥이 나온다. 다른 것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알의 톡톡 터지는 그 맛을 못 본게 아쉬운.. (특성상 뚝배기에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지 않으면 알이 익어버린다 - 아쉬비..) 갈은 게 살과 함께 나오는 알밥도 괜찮았고.. (정식 일식집 수준은 아니었다) 매운탕과 함께 대미를 장식해준 새우. 이 것 역시 잘 구워내어 비린 맛 없이 새우 머리부터 꼬리까지 고소한 향미를 그대로 맛볼 수 있었다.

 요새 수원에 있으면서.. 왜 수원은 맛있는 집이 없을까? 다들 비싸기만 하고.. 라는 생각을 한 두번 한 것이 아니었는데. 수원에도 가격대비 높은 성능 뿐 아니라 만족감까지 잡아내는 집이 하나 둘 씩 생겨가고 있는 것 같다. 그 덕에 가족송년파티에 기분 좋은 저녁식사도 했고..

 도다리네. 완전 강력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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