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 첫 학기를 마무리 지으며..

잡다한 이야기 2006.12.19 12:07 posted by Daniel 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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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웠던 첫 복학 학기

  12월 18일 오후 7시 양자전자공학 시험을 마지막으로 파란만장한 2006년 2학기를 복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끝을 내었다. (다음 학기부터는 이제 재학생인가?) 복학생의 의지는 하늘도 감복한다는데.. 그 정도 의지까지 두고 다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공지식 자체가 워낙 누수가 심했던데다가 과목들까지 전부 심화전공들이다보니 공부량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uA741 OP AMP 분석은 커녕 FET의 Gate, Source, Drain 과 BJT 의 Collector, Emitter, Base 가 어디였는지조차 가물가물했던 "전자회로 2"는 정말 토하기 직전까지 공부했었고.. 반도체의 Conduction Band 와 Valence Band 조차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한데 "광전자공학"을 수강해서 반도체로 빛까지 만들어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것도 모자라 반도체의 원리까지 깨우쳐보자는 의지 아래 학교에서 평판은 좋지만 꽤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시는 물리학과 출신의 GT킴 교수님 아래에서 양자역학까지 공부를 했다.

첫 광전자숙제에 도대체 quasi-fermi level은 어디 가면 찾을 수 있냐는 질문에 "-_-" 표정을 무한대로 날리셨지만 여러가지로 많이 도와주신 박정호 교수님과 군대 갔다 와서 BJT랑 그런거 생각이 잘 안 나는데 빠르게 리뷰할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Um... You had better listen the electronic circuit I course." 라고 대답해주신 Yogendera Kumar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컴백하여 양자역학 수강을 하였지만, 결국 광전자와 전자회로까지 모두 과외해주신 김규태 교수님께 무한감사드린다.

'GRE와 전공을 동시에 잡아라' 라는 프로젝트 아래 행해진 학기에.. 예전 과목들까지 복습해가면서 수강해야했던 전공들 덕분에 16학점의 전공이었지만 실제 로드는 25학점 정도 였던 것 같다. 광전자/전자회로/양자전자 라는 찬란한 과목들 덕분에 물성전자공학과 반도체공학 책을 처음부터 훑어봐야했고, 7장부터 15장까지 나가는 바쁜 일정에 놓인 전자회로 2 덕분에 결국 1장부터 15장까지 장장 1400페이지에 달하는 Sedra 아저씨의 전자회로 책을 독파해야했었다. 개념 자체가 난해한 양자역학 덕분에 교수님을 들들 볶아대고 물리학과 친구들한테 개념 이해에 대해 설명 들으러 쫒아다녀야 했고, 4년만에 처음 써보는 실험리포트와 매주 보는 전자회로 퀴즈 덕에 끝없는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중간, 기말고사 준비와 강의준비에 샤프심 2통과 연습장 4권, A4용지 250장 들이 3통, 프린터 흑백잉크 2통, 에버그린 젤라인 볼펜 4개와 하이테크C 2개가 사라져갔다. 수원-고대 라인의 초장거리 등교길 덕분에 하루에 5,000원을 차비로 소비했고, 2,000~2,300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점심값을 소모했다. 가는데 1시간 반, 오는데 1시간 반. 매일매일 차 안에서 3시간~3시간 반 정도를 소모했고 그 시간 동안은 피로회복을 위해 잠을 위주로 했지만, 밀려있는 중간기말과 퀴즈 덕에 전공책을 읽거나 매일매일 나오는 Daily English 의 대본과 리스닝을 들으며 쓴 시간도 만만치 않은 거 같다.

이제 내 인생 마지막의 방학이 찾아왔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의 방학도 이번 방학이 마지막일 것이고 (대학원도 방학이 있겠지만.. 대학원생이 학기 중이나 방학이나 구분이 있는가.) 내 인생 통틀어서 일하다 정년퇴임을 하는 날까지 이런 시간이 다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아버지께서 일을 하시고 계시니.. 아버지도 아직 인생의 방학이 안 오셨는데. 웃기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으로 제대로 놀아볼 시기이기도 하지만.. 이런 여유를 가지고 내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 벌써 마음만 앞선다.


첫 복학의 학기, 수고했다.
좋은 성적과 함께 더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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