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곱창집. 곱창집 같지 않은 이 분위기

오랜만에 가족회식 차 동네를 휘 둘러보다가, 부산에서 먹은 곱창이 생각나서 새로 생긴 한우 곱창이라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나름대로 곱창에 일가견이 있는 집안(?)이라 곱창 질이나 화로의 수준, 불판 등등을 까다롭게 따지는 편인데.. 새로 생긴 집이라 좀 불안하긴 했다만 그래도 동네에 곱창집 하나 없어서 크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게가 새 집 답게 너무너무 깔끔했는데.. 정말 좋은 집이거나 곧 사라질 집(?)이라는 느낌을 한 눈에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의 곱창집은 잘 안 되던데 말이지.


정말 좋은 불 상태

들어가자마자 특양 2개와 대창 2개를 주문했다. 가장 기본적인 메뉴이기도 하고 크게 선택의 여지도 없었고.. 주문하자마자 불이 나오는데 불이 정말 좋다. 숯 상태만을 봐도 '이거 정말 좋은 숯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불. 오랜만에 이런 불을 쓰는 가게를 만나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 때까지는 이 집 정말 잘 되겠구나 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깔끔하고 고기상태 좋고, 불까지 이 수준이니 무엇을 더 따지겠느냐는 말이지. 불. 정말 감동이었다.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참숯들을 보자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곱창의 친구, 생간과 천엽

최근 소에서 나온 균(이름이.. -_- 왜 포스팅을 할 때마다 이런게 기억이 나질 않는건지) 때문에 소의 생간과 천엽을 먹는게 찝찝해서 불판에 구워먹었다. 이런 것도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 보니까 주인이 꽤 곱창에 관심이 많나보다. 선지국까지 나왔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었는데.. 곱창 라인은 역시 곱창-생간-천엽-선지국. 이런 시스템을 갖춰야 먹을 준비가 되는 것 같다. 다 좋은데 약간의 아쉬움.. 그래도 이런건 '곱창대포집' 들이나 가야 제대로 갖춰지는 시스템이다. 이런 집에서 이 정도까지 바라는건 무리였나...


제멋대로 썰려버린 곱창들

문제는 곱창이었다. 불을 너무 좋은 걸 쓰려다보니 그걸 보호하려고 불판을 너무 촘촘한 걸 써버렸다. 덕분에 숯의 향이 묻어 그 향과 함께 먹는 곱창이 불의 힘을 제대로 얻어내질 못했고, 기름이 100% 빠지질 않아 제대로 된 고기맛이 나질 않았다. 거기다 서빙하는 분들이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건지.. 아니면 주인이 잘 모르는지 이 좋은 특양을 제 멋대로 썰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된 맛이 나질 않는다. 아삭아삭 씹히면서 향을 내야 할 양곱창들이 마치 노란 고무줄을 씹는 느낌이 났고 맛도 제대로 안 나고.. 대창은 곱이 가득 차 보여서 좋았는데 씹으니 왜 곱 특유의 고소한 맛이 전혀 안 나는지.. 이 집의 문제는 '서버들의 실력 부족' '불판 선택의 실패' 이다.

오랜만에 곱창집을 찾았는데.. 좋은 이미지와 가게 인테리어를 갖추었는데 작은 문제들로 인해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결대로 썰어야 함을 '특히나' 중시하는 곱창, 특히 특양을 그런 식으로 썰어버리는 것과 참숯의 힘을 제대로 이용해내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버렸다. 아쉬운 집. 작은 이 두 실수 덕분에 찾아가서 먹어볼만한 집은 아닌 것으로 판명.

오랜만에 방배곱창이나 가봐야겠다. 아주머니는 건강히 잘 계시나.. 여의도에도 괜찮은 집 하나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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