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혜미 데리러 가는 길엔 항상 거쳐야 하는 길이 있다. 바로 시청 옆 덕수궁 돌담길. 혼자 지나가기 참 무색한 길이지만 이 밑을 지나가는 커플이면 가까운 시일 내로 다 깨진다는 설을 딛고 꾸준히 잘 지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길 중 하나이기에, 데리러 가는 길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 얼마전 어느 방송사에서 부숴버린 돌담을 보면서 아쉽고 안타까웠기에 요샌 더 애정이 생겨나는 듯 하다.

도시 한 가운데에 오래 된 궁이 있다는 것. 타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풍경 중 하나일 것이다. 그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고. 서울 사람들이 도심 한 가운데에서도 숨을 트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며. 마음에 평안을 찾고 작은 시간이나마 여유를 곱씹을 수 있게 해주는 곳.

돌담길을 따라서...

그 것이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궁의 역할이고, 이런 이유만으로도 그들을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더 크게 보면 문화재가 우리에게 소중한 이유가 이 것에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전통문화의 숨결을 느끼고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건 그만 됬고, 전통적인 문화재를 가까이 하면서 그 문화재와 나 사이의 시간을 더듬어보고 지금의 촉박한 시간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좀 더 느껴보자는 게 지금 문화재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인 것 같다.

전통의 힘과 시간의 공간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 그래서 내가 궁을 좋아하고 가까이 하는지도 모르겠다.
따스해진 봄날. 가끔 궁에 들러 그 여유의 향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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